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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커피 입문부터 전자동까지, 나의 커피머신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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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입문

와이프가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데, 비싸서 자주 못 마신다며 투덜대길래 공부를 좀 해봤습니다. 알아보니 가정용 머신은 생각보다 저렴하면서도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인 드롱기 ECP 35.31 모델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저녁 8시쯤, 내가 공부한 내용을 와이프에게 설명하며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이래"라고 말하자마자, 와이프는 코스트코 문 닫기 전에 다녀오겠다며 뛰쳐나갔고, 한 시간 만에 커피머신과 5만원짜리 그라인더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커피를 정말 매일매일 마시고 싶었나 봅니다.

이 머신은 3년 동안 고장 한 번 없이 정말 잘 사용했습니다. 와이프는 매일 더블샷을 마셨고, 그런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더블샷을 내려 마시려면 두 번 추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13만 원이라는 가격에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2. 중급(?)

중급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커피를 조금씩 공부하다 보니 그라인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굳이 나누자면, 원두가 70%, 그라인더가 20%, 머신이 10%쯤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약 27만 원짜리 어반 그라인더를 구매해 계속 드롱기로 내려 마시다가… 머신에도 욕심이 생기더군요.

에스프레소 머신 대부분이 9Bar 압력을 유지하고, 압출기까지의 온도 유지 정도에서 성능 차이가 나지만, 결국 한 번쯤 좋은 머신을 써보자는 생각으로 마누스 V2를 구매했습니다.

이 모델을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HX 보일러 방식
  • E61 그룹헤드 사용으로 부품 호환성 높음
  • 국내 생산 + A/S 용이

가장 좋았던 점은 한 번에 더블샷을 추출할 수 있는 포터필터, 그리고 58mm 범용 그룹헤드로 호환 부품 구하기가 쉬웠다는 점입니다.

단점도 있었는데, 전원을 켜고 약 20분은 예열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꽤나 귀찮았습니다.

이후, 63만 원대의 미뇽 그라인더도 장만했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그라인더를 바꾸고 나서는 향이 훨씬 풍부하게 느껴졌고, 추출도 훨씬 진하게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3. 다시 자동으로

마누스 V2도 꽤 오래 사용했는데, 아이들도 크고 와이프는 학원 라이딩, 저도 투잡으로 바빠지다 보니 커피를 내리는 것조차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드롱기 전자동 머신을 들였습니다.

  • 간편하게 마실 수 있음
  • 캡슐머신보다 맛있음
  • 캡슐 껍데기 처리보다 관리가 간편

추출 후에는 찌꺼기 통을 빼서 말려주고, 주 1회 청소, 그리고 가끔 뜨는 청소 알림에 따라 물빼기 작업(약 30분) 정도만 해주면 됩니다.
나중에 삶의 여유가 다시 생기면 수동 머신(마누스 V2처럼)을 다시 들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간편함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마무리

결론적으로 커피 맛은 다음 순서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1. 원두
  2. 그라인더
  3. 머신

입문자라면 먼저 저렴한 수동 머신으로 직접 내려보는 경험을 추천드립니다. 그 과정에서의 귀찮음을 감수할 수 있다면, 이후 본인에게 맞는 수동 머신을 선택해 나가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자동이나 캡슐머신으로 편하게 즐기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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